***하나의 스토리, 세 갈레 루트*** [——그럼 전 잠입해야 해서 이만.] “너……!” 퓻. 약한 바람소리와 함께 통신은 끊어졌다. 일방적으로. 잠시 동안 어이없이 통신 모니터를 쳐다보다가 그는 결국 피식 웃으면서 힘을 빼고 뒤로 넘어갔다. 의자 등받이로 털썩 늘어진 그는 기지개를 쭈욱 펴고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다시금 흘러나오는 실소에 짧은 와...
***하나의 스토리, 세 갈레 루트*** 햇빛이 쨍쨍한 여름이다. 눈앞으로 뜨거운 열기가 보인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후덥지근하다. 오죽하면 좁은 그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마저 지친 표정으로 땀을 훔치고 있다. “하아아~대체 어디까지 가야 하는 거야, 대장!” 억지로 그늘만 골라서 걸어가고 있었으나 역시 덥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자연스레...
이어폰으로부터 들려오는 음악소리 따라 흥얼거리다가 문득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SNS에 정신이 팔려 지금에서야 발견했다. 언제부터인가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우연찮게 그러한 시간대일지도 모른다. 가끔씩 있지 않은가, 골목길로 들어갔더니 큰길로 빠져나가기 전까지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을 때가. 그러나 오늘은 묘하게 불안감이 자극되었...
#00# 폭풍우 때문인지, 아니면 바닥이 보이기 시작한 체력 때문인지 흐릿해진 시야. 그 속으로부터 묵묵히 걸어나오는 실루엣이 하나, 둘, 셋. 피식. 나도 모르게 실소하였다. 고작 세 명을 상대로 이 모양 이 꼴이 된 자신을 향하여 흘린 조소일지도 모르고, 5년 동안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한 그들에게 직접 전달하지 못할 칭찬이 억눌리고 비틀리다가 새...
나에게는 8명의 적이 있다. ♪ 서곡 ♬ 어두컴컴한 붉은색과 짙은 남색이 맞물려 소용돌이치고 있는 하늘, 무너져 내리는 대지. 뼛속까지 파고들어 매섭게 스치고 지나가며 모든 것을 베어 가르려는 듯한 공기. 파멸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세계를 주시하며, 그 세상을 등지고 있는 여덟 명을 둘러보며. 나의 입가에는 어느새 곡선이 그려져 있었다. 사면초가...
잠시 동안 멍하니 서있던 세 소년에게 현실이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정면으로 보이는 낡은 나무 바닥의 복도. 끝은커녕 몇 발자국 건너편의 한치도 앞을 알 수가 없는 칠흑. 뒤를 돌아보아도 앞과 같은 상황. 창문 하나 없이 누렇게 얼룩진 벽과 의외로 높은지 시커먼 암흑만이 시야에 들어오는 천장. 고동색 머리 소년, 안드레오는 큼큼 작게 목을 가다듬었다....
일정한 보폭을 유지하며 앞으로 나아가던 발걸음이 문득 멈추었다. 손 안의 작은 책으로부터 들어올려진 숲녹색 눈동자가 차분히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내 정면을 향한다. "하아……곤란하게 됐네." 살짝 눈을 감으며 작은 한숨을 내뱉는 소년, 레인포르는 손바닥 크기의 책을 덮은 후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그의 예상대로 앞뒤의 풍경은 거의 똑같다. 앞으로도, 뒤로도...
숲을 나와 드넓은 초원이 보일 즈음, 하늘과 태양은 정보교환을 끝내고 있었다. 물론 정보량은 하늘 쪽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뭐어? 인도자가 남자라고?” “왜 거기서 반응하는 거야.” “여태까지 한 게임 대부분이 미녀가 웃는 얼굴로 ‘어서오세요’ 라고 말하는 화면이었잖아. 여신님이라던가.” “하아. 인도자는 첫 접속 때 말고는 여간해선 볼 일 없을 텐데. ...
띵——동. 띵——동. 느긋하게 두어 번 초인종을 누르던 소년은 아무 거리낌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어~대령했수다~” “남의 집 문을 멋대로 열고 들어오는 첫마디가 그거냐?” 막 현관에 도착한 다른 소년이 피식 웃으면서 안으로 들어가라는 손짓을 하였다. 눈에 띄는 금발에 푸른색 눈을 가지고 있지만 동양적 윤곽의 외모이다. “그런 말은 얌전히 문 잠그고...
몽롱한 우윳빛이 주위를 포근히 감싸고 있는 곳. 양쪽으로부터 서서히 닫히는 거대한 석문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의 인영이 아른거린다. 다급하게 무언가를 외치며 문을 도로 열기 위해 온 힘을 다 하고 있는 한 명. 태연히, 조용히 서있을 뿐인 한 명. 잘 보이지 않지만, 두 번째 사람은 미소를 짓고 있을 것 같다. 결국 닫히기 직전까지 가버린 문의 틈새로 잔...
P&D=A Protection & Delivery Association 안녕하세요, 용사 일행입니다. 얼마 전 마왕을 무찔렀습니다. 모두 기뻐하더군요. 하지만 그것도 한 순간. ‘용사 붐’이 지나가니까 다들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버렸습니다. 그래서 저희 용사 일행. 절찬 실업자 신세였습니다. 우리들도 먹고 살아야 한다! 라는 용사의 외침과 함께...
다음 생은 미역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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